27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2’ 2회에서 공개된 ‘현역부 X’의 ‘하동 남진’은 7년차 현역 가수 손빈아(나이는 33세,본명 손용빈)였다. 지난 19일1회 마지막을 장식하며 마스터와 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은 주역이다. ‘현역부 X’는 TV조선 ‘미스터트롯3’에서 새롭게 시도한 방식으로, 얼굴과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블라인드 심사’다. 올하트를 받는 순간 장막이 걷히고, 올하트를 받지 못하면 노래를 끝까지 부른 뒤에야 얼굴이 드러난답니다.
검은 장막으로 가려놨지만, 어쩌면 마스터들에겐 그 장막이 투명하게 보였을 지도 모른다. 조명을 통한 실루엣과 도전자를 유추할 수 있는 애칭 정도만 보여줬다 해도, 사실 현역 가수들이 마이크를 잡고 나면 자신에 대해 다 보여준 것이나 마찬가지다. 굳이 블라인드를 걷지 않고 말이다. 성문(聲紋)을 목소리의 지문(指紋)이라 부르듯, 목소리가 가수들에겐 얼굴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손빈아는 그 모든 ‘뻔함’의 공식을 철저하게 깼다. 그의 목소리를 알만한 마스터들 조차도 “누구지?”라고 갸웃했다. 손빈아는 미스터트롯1, 미스터트롯2에 연달아 출전했던 도전자. 시즌 1때는 101명의 마스터 예심에 현역부로 참가했지만 본선엔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미스터트롯2에선 올하트로 본선 1라운드까지 진출했다. 당시 1라운드 팀전 현역부 A-1에서 안성훈·송민준·노지훈과 함께 ‘록트롯’ 분야에 도전해 각자 악기 연주와 함께 빛이 나는 채찍 퍼포먼스까지 선보였지만 고배를 마셨다.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던 안성훈은 결국 미스터트롯2 진(眞)에, 송민준은 최종 8위에 올랐다.
손빈아는 “포기하지 않고 오르고 또 오르다 결국 정상에 닿는다는 믿음으로 다시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미스터트롯1·2를 통해) 제 목소리를 제대로 잘 들려드리지 못한 것 같아, 목소리로 인정받고 싶었다”고 말했답니다.
2020년 SBS ‘트롯신이 떴다’에서 4위에 오르며 대중에 얼굴을 알린 바 있다. 하지만 그는 목표했던 경연 언덕을 넘어서기 위해 신발끈을 다시 묶었다.
◇트롯계의 엄홍길, 정상 향해 또 부르다.
180cm의 큰 키에 다부진 체격, 순해 보이는 눈매가 돋보이는 손빈아의 도전 정신은 ‘트롯계의 엄홍길’이란 별명이 대신 설명해준다. 지난 2022년 국내 가수로는 처음으로 백두대간을 완주하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경남 하동 출신으로 어린 시절부터 지리산 천왕봉을 자주 오갔다고 했다. 산을 오르며 삶에 대해 배우고, 또 폐활량도 키워왔다. 아웃도어 매거진 ‘월간 산’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산행을 하며 노래 부를 때 힘이 더 좋아졌다”면서 “고음을 소화할 수 있는 폐활량에 여유가 생기고, 고음에서 폐의 호흡을 충분히 뱉고 나서도 더 짜 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신력도 강해지고, 무대에 섰을 때 하체 밸런스가 잡혀서 아랫배에서 끌어올리는 파워가 굳건해졌다”고도 덧붙였다.
그 동안 TV조선 ‘화요일은 밤이 좋아’와 ‘미스터 로또’ 등 TV조선 트로트 스핀오프 예능 프로글램에서 최근까지 무대를 선보였는데도, 경연에서의 손빈아는 또 달랐다. 긴 호흡과 부드러운 강약처리, 파워풀한 음량은 비슷했지만, 애절함을 실어 자신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하는 설득력이 한층 강해졌다. 마스터 장윤정은 “지금까지의 손빈아 아주 다르다”고 감탄했다. 또 “얼굴 공개를 했다면, 정말로 오히려 본인 답지 않다고 했을 것 같다”면서 “그만큼 이미지와 편견, 선입견을 깰 수 있었던 게 바로 블라인드 시스템의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