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49% vs 클르츠다로을루 45%…튀르키예 대선 결선투표 가나
- 2023. 5. 15.

튀르키예 대선 개표가 14일(현지시간) 거의 마무리된 상황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약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반에는 미치지 못해 오는 28일 결선투표를 진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답니다.

이날 튀르키예 국영통신사 아나돌루에 따르면 개표율 91% 기준 에르도안 대통령이 49.86%를 득표했다. 6개 야당 연합을 대표하는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는 44.38%를 얻었다.


개표 초반 56%로 크게 앞섰던 에르도안 대통령의 득표율은 개표가 진행되면서 점차 하락했다. 반면 초반 37%로 시작했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45%까지 따라붙었다. 튀르키예 방송사인 A뉴스는 개표율 70% 당시 에르도안 대통령이 51.1%를 득표해 43.1%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에 앞섰다고 보도했다. 앙카 통신은 개표율 76% 기준 에르도안 대통령과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득표율이 각각 48%, 46%로 두 후보의 격차가 2%포인트에 불과하다고 전했습니다.

최종 개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오는 28일 결선 투표가 이뤄진다. 5.3%를 득표한 시난 오간 승리당 대표가 키를 쥘 것으로 보인다. 승리당은 극우민족주의 성향으로 분류된다.

개표 과정에 대한 양 측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야당은 개표 중반부터 아나돌루 통신의 개표 보도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CHP 소속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은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이 야당 우세 지역에서 의도적으로 개표를 지연하면서 초반 상황을 유리하게 보이려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만수르 야바시 앙카라 사장은 개표 중반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47.4%를 득표해 46.8%의 에르도안 대통령을 앞선다고 주장했답니다.

야당의 의혹 제기에 AKP는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결과는 투명하게 공개되고 방송된다"고 반박했다. AKP는 "결과가 조작됐다는 것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누구도 비공식 결과를 섣불리 발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결과를 성급하게 발표하는 것은 국민의 의지를 도둑질하는 것"이라며 "투표함을 모두 개봉한 뒤에야 결과를 공식화할 수 있는 것이다"고 덧붙였답니다.


 이번 대선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실상 종신집권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 총리로 취임한 이래 2017년 대통령제 개헌을 거쳐 지금까지 권력을 쥐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2033년까지 집권 연장이 가능하다. 2017년 개정 헌법에 따라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 선거를 시행해 당선되면 다시 5년을 재임할 수 있기 떄문이랍니다.

튀르키예가 향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맡을 역할도 선거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임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대상으로 한 대러시아 제재에 불참했다. 서방세계로서는 단일 대오를 이루는 데 걸림돌이 된 것이다. 또 에르도안 대통령은 쿠르드족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스웨덴 등의 나토 가입에 어깃장을 놓기도 했답니다.

한편 이날 대선과 함께 실시된 총선에선 집권당인 정의개발당(AKP) 연합이 과반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표가 83% 이뤄진 상황에서 AKP가 주도하는 인민연합이 50.5%를 득표했다. 이 경우 튀르키예 의회 전체 의석 600석 중 326석을 가져가게 된다. CHP가 주도하는 국민연합은 34.6%를 얻어 예상 의석수는 214석이랍니다.

공공 근로자 임금 45% 인상…대선前 포퓰리즘 폭주한 나라
- 2023. 5. 10

40%가 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시달리고 있는 튀르키예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공공 근로자의 임금을 45% 대폭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대선을 불과 5일 앞두고 나온 발언으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국가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책으로 비판받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 총리 취임 후 20년 넘게 집권해왔지만 이번 대선에서 6개 야당이 내세운 단일 후보인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에게 소폭 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급해진 에르도안 대통령이 각종 선심성 정책을 쏟아낸다는 분석이 나온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공공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복지분담금 포함 월 1만5000리라(약 102만원)로 45%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책이 튀르키예의 물가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튀르키예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지난해보다 절반가량 떨어졌지만 여전히 40%를 넘는 수준이다. 에르도안 정권은 임금 인상 외에도 가정용 천연가스 무상 공급, 전기요금 인하 등 포퓰리즘 정책을 줄줄이 쏟아냈습니다.

에르도안 정권의 이 같은 행보는 통화정책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신념하에 이른바 ‘역주행 통화정책’을 고수해왔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지난해 11월까지 4회 연속 내렸고, 올해 2월에도 한 차례 내렸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8.5%입니다.

그 결과 튀르키예 물가는 급등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리라화 가치는 5년여간 76% 떨어졌다. 2021년 11.4%에 달한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5.6%에 이어 올해 2.8%까지 급속도로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포퓰리즘 정책을 연이어 발표했지만 이번 대선에서 정권을 유지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지난 2월 대지진은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 논란과 권위주의적 통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답니다.

야권 후보의 도전도 거세다. 폴리티코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지율 45%로, 경쟁자인 클르츠다로을루 대표(50%)에게 소폭 뒤지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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